윔블던 챔피언십, 4대 메이저대회 중 가장 오래된 대회
품위 강조하는 테니스 종목 특성 등 반영된 복장규정
운동화 깔창도 모자라 속옷 지적에 선수들 불만도...

사진=AFP/연합뉴스, 화이트 컬러의 복장과 모자, 손목밴드를 착용한 안젤리크 케르버.
사진=AFP/연합뉴스, 화이트 컬러의 복장과 모자, 손목밴드를 착용한 안젤리크 케르버.

[MHN스포츠 노만영 기자]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윔블던 챔피언십은 복장규정이 엄격한 것으로 유명하다.

2021 윔블던 챔피언십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깔끔한 화이트컬러 복장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1877년 창설된 윔블던 챔피언십은 4대 메이저대회(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 윔블던 챔피언십, US 오픈)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또 윔블던은 다른 대회들과 달리 참가선수들이 흰색 복장을 착용해야만 하는 복장 규정이 존재한다.

경기복은 물론이고 헤어밴드, 암밴드, 양말, 운동화까지 그야말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화이트컬러만을 사용해야한다. 매년 여름 윔블던의 올 잉글랜드 테니스 클럽은 천연잔디와 함께 선수들의 올 화이트 복장으로 시원하면서도 깔끔한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윔블던하면 화이트 카라티를 떠올리게 된다. 다른 컬러는 오직 상하의 끝단 1cm만 허용된다.

사진=AP/연합뉴스, 로고가 최소화된 유니폼을 착용한 후베르트 후르카치.
사진=AP/연합뉴스, 로고가 최소화된 유니폼을 착용한 후베르트 후르카치.

윔블던의 복장 규정은 대회의 품격을 지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역사적으로 귀족들이 향유했던 테니스는 노블 스포츠(Noble sport)라는 이름에 걸맞게 품위를 중시한다. 간혹 경기 중에 공이 네트를 스쳐 굴절이 생긴 경우에 상대방에서 사과의 제스쳐를 표시하는 것이 테니스의 전통이다. 

윔블던의 복장 통일 역시 선수들의 시선이 분산되는 것을 막아 상호간의 공정한 경쟁을 벌이기 위함이다. 또 복장에 스포츠브랜드 로고가 과도하게 새겨지는 것을 막음로서 경기장 내에서의 상업적 광고를 최소한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경기장에서 가까운 자리에 착석한 관람객들 역시 별도의 복장 규정을 따라야한다. 보통 정장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사진=REUTERS/연합뉴스, 로열박스에서 경기를 관전 중인 영화감독 샘 멘데스. 로열박스 내의 관람객들은 정장차림으로 경기를 관전해야 한다. 
사진=REUTERS/연합뉴스, 로열박스에서 경기를 관전 중인 영화감독 샘 멘데스. 로열박스 내의 관람객들은 정장차림으로 경기를 관전해야 한다. 

그러나 지나친 복장 규정 때문에 선수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지난 2013년 대회 당시 로저 페더러의 테니스화 밑창이 주황색이라는 이유로 복장 교체를 지시했다. 한술 더 떠서 속옷까지 흰색으로 강제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윔블던에선 비너스 윌리엄스가 착용한 속옷의 분홍색이 흰색 상의에 비춰진다는 이유로 환복을 지시받았다. 작은 차이에도 경기력에 큰 차이가 발생하는 프로선수들이기에 윔블던의 복장 규정에 불만을 표시하는 선수들도 있다. 

윔블던 경기에 초대된 사실을 SNS로 홍보한 셀럽이 복장규정으로 퇴짜를 맞고 망신당한 일도 있었다. 포뮬러 원(F1) 우승자 출신의 루이스 해밀턴은 로열박스 입장에 앞서 복장 규정을 지키지 못해 출입을 거부당했다. 그는 윔블던의 엄격한 복장 규정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전통과 권위를 강조한 '화이트 윔블던'은 대회를 상징하는 시그니쳐로 자리잡았지만, 이를 지키기 위한 과정에서 선수들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는 일들이 발생했다. 과연 윔블던의 전통은 앞으로도 계속 지켜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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