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신실(사진=원주, 박태성 기자)
방신실(사진=원주, 박태성 기자)

(MHN스포츠 원주, 김인오 기자) "전지 훈련에서 드라이버 샷 비거리 20야드 늘리고 돌아왔다."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장타 신드롬'을 일으키며 스타로 떠오른 방신실이 골프 인생의 첫 번째 목표였던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방신실은 28일 끝난 KLPGA 투어 E1 채리티오픈에서 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를 적어내 우승을 차지했다. 조건부 시드로 출전할 수 있는 대회가 많지 않아 졸였던 마음에서 해방됐고, 2025년까지 안정적으로 투어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첫 우승에 결정적인 한 방은 16번홀(파5)에서 나왔다. 545야드 거리로 세팅된 이 홀에서 방신실은 티샷으로 292.2야드를 보내더니 두 번째 샷을 그린 근처까지 보내 가볍게 버디를 잡았다. 

스스로도 이 홀을 승부처라고 했다. 방신실은 "이 홀에서는 처음부터 투온을 노렸다. 그린 주변에서 홀까지 어려운 공간이 있었지만 굴리는 방법으로 세 번째 어프로치 샷이 했는데 잘 붙었다. 버디를 잡아낸 후 우승을 예상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마음만 먹으면 300야드 가까이 드라이버 샷을 보낼 수 있는 '남다른 장타력'은 지난 겨울 태국에서 보낸 전지훈련에서 완성됐다.

방신실은 "국가대표 시절부터 장타자로 평가받았다. 평균 235m 정도 보냈는데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며 "지난 겨울 태국 농카이에서 전지훈련을 하면서 아침 저녁으로 매일 1시간 30분씩 스윙 스피드를 늘리는 빈스윙을 했다. 그랬더니 20야드 이상 더 보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잡힐듯 잡히지 않던 우승컵을 안고서야 환하게 웃었다. 방신실은 지난 4월 KLPGA 챔피언(4위)과 이달 초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3위)에 이어 이날도 챔피언 조에서 경기했다.

방신실은 자연스레 팬들이 많아지면서 연예인이 된 기분까지 느꼈다고 했다. 하지만 우승만이 치료제인 마음 속 응어리는 떨어지지 않았다. 

방신실은 "국가대표 동료들 모두 정규 투어에 갔지만 나는 조건부에 불과했다. 그래서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며 "우승이 확정된 순간 모두 사라졌다. 나보다 훨씬 더 고생하신 부모님께 보답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우승 상금(1억 6200만원)은 어디에 쓸지 결정하진 못했지만 가족과 성대하게 외식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선배 고진영의 멘탈과 성실함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고 밝힌 방신실은 롤모델의 뒤를 따르기로 마음먹었다. 

방신실은 "정규 투어 시드를 확보하는 목표는 이뤘다. 올 시즌은 신인왕 욕심을 내지 않고 매 대회 톱10에 드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골프 선수로서의 최종 목표는 LPGA 투어에서 뛰는 것이다. 그리고 세계랭킹 1위 자리에 꼭 오르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풀시드를 획득한 방신실은 출전 명단이 확정된 다음 주 롯데오픈이 아닌 6월 9일 개막하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부터 풀시드권자로 당당히 팬들 앞에 선다. 

방신실(사진=원주, 박태성 기자)
방신실(사진=원주, 박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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