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빈이 20일 열린 KPGA 코리안투어 골프존 오픈 in 제주 1라운드를 마친 후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감을 표현하고 있다.(사진=제주, 손석규 기자)
장유빈이 20일 열린 KPGA 코리안투어 골프존 오픈 in 제주 1라운드를 마친 후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감을 표현하고 있다.(사진=제주, 손석규 기자)

(MHN스포츠 제주, 김인오 기자) "아시안게임 같이 출전하는 (임)성재 형이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잘해야 한다'고 압박을 했어요."(웃음)

골프 국가대표인 장유빈은 어깨가 무겁다. 오는 9월 중국 항저우에서 개막하는 아시안게임에 골프 국가대표로 선발돼 태극 마크를 달고 경기에 나선다. 임성재, 김시우, 조우영까지 세 명의 형들과 합을 맞추는 경기에서 '누'가 되지 않을까 매일매일이 걱정이다. 

한국체육대학교 선배이자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동료인 임성재는 최근 '메달 사냥'에 동반하는 장유빈에게 '잘해야 한다'고 농담섞인 '압박'을 가했다고 한다. 하지만 '긍정적인 에너지'로 작용하고 있어서 경기력에 도움이 된다며 환하게 웃었다.      

장유빈은 20일 제주도 제주시에 있는 골프존카운티 오라(파72)에서 개막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시즌 두 번째 대회 '골프존 오픈 in 제주'에 출전하고 있다.

첫 날 경기는 만족스럽다. 보기 1개를 적어냈지만 버디 5개를 몰아쳐 4언더파 68타를 기록했다. 단독 선두 박은신에 4타 부족하지만 남은 사흘 역전을 노릴 만하다. 

장유빈은 9월 아시안게임까지 남은 5개월의 대회 일정을 자신의 샷을 완성하기 위한 시험 무대로 삼고 있다. 연습이 아닌 실전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매 대회 우승을 목표로 잡고 있다. 

마음 가짐을 달리했더니 결과도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KPGA 스릭슨투어 1회 대회에서 프로 선배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고, 2회 대회에서는 톱10에 올랐다. 이날도 군더더기 없는 샷으로 착실하게 타수를 줄여나갔다.

이날도 상위권에서 경기를 마친 장유빈은 "올해 첫 코리안투어 대회를 나와서 긴장되고 설레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도 내 플레이로 잘 마쳤다"며 "오라에서 아마추어 대회를 많이 쳐봤고, 우승도 해봤다. 익숙한 곳이라 내심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작년과 달라진 점에 대해서는 주저없이 '퍼트'라고 얘기했다. 

장유빈은 "내 최대 약점은 퍼트다. 솔직히 고백하면 '입스'다. 지난 겨울 전지훈련에서 김형태 국가대표 코치님과 불안감을 없애는 연습을 많이 했다. 100%는 아니지만 좋았던 루틴을 생각하며 경기에 임했더니 불안감도 점점 사라지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밝혔다. 

김영찬 골프존 회장에 대한 고마움도 빼놓지 않았다. 7년째 골프존아카데미 후원을 받고 있다는 장유빈은 "아시안게임 대회 코스가 아직 골프존에는 없다. 그런데 김영찬 회장님이 대전 조이마루 한 타석에 코스를 넣어주셨다. 미리 코스를 경험할 수 있어 좋은 훈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유빈은 아시안게임 직후 프로로 전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피할 수 없는 '군 면제'가 걸려있어 메달 색깔이 중요하지만 결과에 관계없이 골프를 시작하면서 세운 '길'을 본격적으로 걷기로 했다.

그렇다고 아시안게임에 임하는 각오가 느슨한 건 아니다. 장유빈은 "PGA 투어에서 뛰는 선배들과 함께 뛰기 때문에 '그들 덕분에 군 면제 받겠다'라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선배들의 덕을 보는 게 아니라 내가 선배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닮고 싶은 선수'를 묻자 '타이거 우즈'라고 바로 대답했다. 이유는 명확했다.

장유빈은 "7살 때 테니스 국가대표였던 할머니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했다. 당시 연습장 TV 속 타이거 우즈의 스윙을 보고 배웠다. 내 첫 번째 코치가 바로 우즈다"며 "우즈의 '스타성'을 가장 존경한다. 최고의 자리에 올라 나도 '스타성' 넘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MZ세대 골퍼다운 두둑한 배짱과 자신감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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