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린' 역주행 브레이브걸스, 지난 16일 해체
'오늘부터 우리는' 역주행 신화 썼던 걸그룹 여자친구도 지난 2021년 해체
'마의 7년' 판가름하는 장기 흥행 여부 판단...'높은 벽'

ⓒ 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 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MHN스포츠 정승민 인턴기자) '밀보드'(밀리터리+빌보드) 열기에 힘입어 역주행으로 국내 음원차트 정상에 올랐던 브레이브걸스가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향했다.

지난 16일 소속사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는 "당사 소속 아티스트 민영, 유정, 은지, 유나의 전속계약이 종료된다"며 "당일 발매되는 디지털 싱글 '굿바이'를 끝으로 공식 활동을 마무리한다"고 밝혀 브레이브걸스의 해체 수순을 밟았다.

브레이브걸스는 약 2년 전 음원 '롤린'(Rollin')의 극적인 역주행으로 하루아침에 '대박'을 맞은 바 있다.

'롤린'은 지난 2017년 3월 발매한 동명 미니 4집 타이틀곡이다. 하지만 별다른 흥행 없이 4년이 흐른 뒤, 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한 위문 공연에서 '롤린' 무대를 짜깁기한 영상이 갑작스럽게 화제 돼 단숨에 국내 음원차트 고지를 밟았다.

당시 브레이브걸스는 '해체'라는 바람 앞에 놓인 등불이었다. 유튜브 '근황올림픽'에 출연한 브레이브걸스 유정은 화제의 영상이 업로드되기 전날 "멤버들과 (그룹 생활을) 정리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며 "유나랑 저는 숙소에 있던 짐까지 뺄 정도로 거의 끝난 상태였다"고 전할 정도로 미래가 불투명한 상태였음을 설명했다.

하지만 '롤린'의 역주행으로 극적 소생하게 된 브레이브걸스는 '아는 형님', '런닝맨', '유 퀴즈 온 더 블럭' 등 인기 예능에 출연하면서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또한 지난해 8월 멜론 걸그룹 일간 차트에서 547일 연속 진입해 최장기간 차트인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이에 더해 지난 2020년 발매한 디지털 싱글 'We Ride' 타이틀곡 '운전만해' 또한 역주행했다. 하지만 이후 콘셉트와 제목 선정을 아쉬워하는 팬들이 많아지면서 점차 힘을 잃기 시작했다.

이러던 중 지난 16일 멤버 전원이 소속사와 결별하게 되면서 결국 브레이브걸스는 해체됐다. '역주행의 정석'으로 평가받았던 브레이브걸스 멤버들은 화려했던 순간을 기억하며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사진=신비 SNS 캡처
사진=신비 SNS 캡처

브레이브걸스 같은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유튜브를 통한 음원 역주행으로 빛을 봤지만 결국 해체한 걸그룹 여자친구(GFRIEND)도 이와 유사한 양상을 띤다.

걸그룹 여자친구의 '학교 시리즈' 3부작 중 두 번째 곡인 '오늘부터 우리는'(Me gustas tu). 이 곡은 지난 2015년 멤버들이 폭우 속 열악한 환경에서 넘어지면서도 꿋꿋이 무대를 이어가는 강원도 인제 무대 영상이 국내외로 화제 돼 역주행에 성공했다.

이후 학교 3부작을 마무리 짓는 '시간을 달려서'(Rough)가 2016년 가온차트(현 써클차트) 상반기 결산 차트에서 3관왕을 달성하고, '오늘부터 우리는'과 함께 1억 스트리밍을 달성해 걸그룹 최초 역사를 쓰기도 했다.

특히 현재 '르세라핌'(LE SSERAFIM)이 몸담고 있지만 당시에는 중소 기획사였던 쏘스뮤직에서 기적을 썼다고 평가받기도 했다.

'오늘부터 우리는'과 '시간을 달려서'로 연달아 흥행하고 '밤'(Time for the moon night)으로 음악방송 10관왕을 차지하기도 했지만 장기 흥행 여부를 판가름하는 '마의 7년'을 넘기에는 결정적인 한 방이 부족했다.

결국 '걸그룹 여자친구'는 지난 2021년 5월 소속사의 갑작스러운 계약 종료 발표와 함께 멤버들의 손 편지로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사회는 아이돌 앞에 세대를 붙여 트렌디함을 강조한다. 이는 결국 대중들이 새로운 것을 원하고, 아이돌의 장기 흥행이 실로 어렵다는 것을 암시한다. 한 시대를 주름잡던 아이돌도 결국 세월 앞에 장사 없음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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