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현(사진=박태성 기자)
안소현(사진=박태성 기자)

(MHN스포츠 빈즈엉, 김인오 기자) "보기에는 그렇게 생기지 않았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인기 스타 안소현(27)이 입버릇처럼 하는 얘기다.  

지난 7월 강원도 용평에서 열린 '맥콜·모나파크 오픈 with SBS Golf' 2라운드가 끝난 후 안소현에게 골프 선수로서의 최종 목표를 물었다.

"시니어투어 상금왕이에요." 잠시 잠깐의 고민의 시간도 없이 곧바로 대답이 돌아왔다. 안소현은 "나는 골프 선수니까 골프 선수로 살다 은퇴해야죠. 그것말고는 다른 생각 해본 적도 없어요. 그렇게 안 보이나요?"라고 되물었다.

안소현은 외모 때문에 자주 오해를 받는다. 연습은 뒷전이고 '외모 치장'에만 신경쓰는 골프 선수라는 선입견이 따라붙는다. 

하지만 안소현의 일과를 들여다보면 오해가 맞다. 그의 하루는 러닝으로 시작해 골프 연습장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체력 훈련으로 마무리한다. 바쁜 일정이 없을 때 항상 지키는 루틴이다. 

방송 출연이나 유튜브 등 영상 콘텐츠 출연을 자주 요청받지만 나간 적은 거의 없다. 스스로를 철저하게 차단한다. "제가 겉보기와 달리 방송 체질이 아니에요"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최근에는 '기부 천사'로 화제가 됐다. 지난 달 KLPGA 정규 투어 시드순위전에서 16위를 차지해 3년 만에 1부 투어 복귀를 확정하더니 곧바로 취약 계층을 위한 기부 소식이 들렸다. 

안소현은 지난 12일 월드비전에서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난방비 후원금과 용품을 기부하는 행사를 가졌다. 자신의 팬 카페 회원들이 참여한 자선 골프대회 기부금과 애장품 경매 수익금을 기부했다. 월드비전을 통한 기부는 올해로 3년째 이어지고 있다.

15일 베트남 호치민시 북부에 있는 빈즈엉성에 있는 트윈도브스 골프클럽에서 안소현을 만났다. 그는 16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PLK 퍼시픽링스코리아 챔피언십 with SBS GOLF'에 출전한다. 3년 만의 1부 투어 복귀전이다. 

기부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안소현은 또 "보기에 그렇게 생기지 않았죠?"라며 묘한 표정을 짓는다. 

안소현의 기부 활동은 21살 때부터다. 정확히는 봉사부터다. 그는 집 근처에 있는 보육원과 양로원을 무작정 찾아 허드렛일부터 시작했다. 지금도 틈 날 때면 양 손 가득 보따리를 꾸려 어려운 이웃을 찾고 있다. 

"외부에 알리고 싶지 않았고, 칭찬받을 만한 대단한 일도 아니라 조용히 봉사 활동을 이어갔어요. 그 아이들과 어르신들은 무척 반겨주며 고마움을 표현하지만 사실은 제가 더 고마움을 느껴요. 좋은 기운을 듬뿍 받기 때문이에요. 1부 투어에 복귀한 것도 그 분들이 선물로 주신거라 생각하고 있어요." 

안소현에게 기부와 봉사, 그리고 골프는 삶의 전부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생각이에요. 더 좋은 것들로 가득 채워야 하는데 아직 능력이 부족해요. 그래서 골프채를 더 열심히 휘두르고 있어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특별한 목표를 잡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감은 충만했다. 오래 동반한 브리지스톤골프 클럽의 신제품이 손에 잘 맞고, 베테랑 캐디와도 호흡을 맞추기로 했다. 

안소현은 "러프가 까다롭고 그린도 쉽지 않은 골프장이에요. 다행히 새로 바꾼 골프채가 잘 맞아 내심 기대하고 있어요. 게다가 경험많은 캐디님과 함께 하게 돼 자신감도 있어요"라고 밝혔다. 

KLPGA 투어에서 캐디로 오래 활동한 김광민 씨는 "안소현 선수는 장점이 많지만 단점도 몇 가지 있어요. 그렇다고 선수에게 직접 얘기는 하지 않아요. 신경을 쓰다보면 성적이 나지 않거든요. 천천히 단점을 수정해가도록 옆에서 도와줄 생각입니다"고 베테랑 캐디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안소현이 15일 열린 KLPGA 투어 PLK 퍼시픽링스코리아 챔피언십 연습라운드를 마친 후 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빈즈엉, 박태성 기자)
안소현이 15일 열린 KLPGA 투어 PLK 퍼시픽링스코리아 챔피언십 연습라운드를 마친 후 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빈즈엉, 박태성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요기사